Made in China, 상품에서의 인해전술, 제품의 중국화

2007. 3. 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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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어릴 적 그 중국을 중공이라 불렀다. 타이완(Taiwan, 대만)을 자유중국이라 부르고 홍콩을 나라이름처럼 홍콩으로 부르던 그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 중국은 나에게 있어 그저 북한과 친한 불쌍한 공산국가였다.1) 남은 것이라곤 그 오랜 역사 뿐인 그 나라가, 존재가치마저 희미하던 그 나라가, 이제는 주요 키워드가 되었다.

한때 Made in Japan, Made in USA 등이 찍힌 것을 보이면 "국산품 애용"하라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던, 괜시리 죄지은 듯한 느낌(특히 Made in Japan)이 들던 시절이 있었으나, 이제는 외제품을 쓰고 싶지 않아도 쓰게 되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그 중에서도 중국산의 경우, Made in China가 찍힌 제품이 하나도 없는 집이 있을까 싶기도 할 정도로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다.

중국의 경제적 약진에 대해 괜시리 위기의식을 가지는 반면, 그 중국산에 대한 인식은 사실 그리 좋지 않다. 조잡한 경우가 많고, 견고성 또한 떨어지기 때문이다. A/S는 바라지도 않는다. 농산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네들의 방식은 중국본토에 남아도는 인력을 동원해 대충대충 만드는 대신 무지 많이 만들고, 싸게 파는 것이다. 말하자면 인해전술인 셈인데 상대적으로 워낙 싼 가격에 유통되기 때문에 국산의 입지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농,축,수산물의 경우, 음식업계, 특히 급식업계에서는 대체로 비싼 국산을 사용하기 보다 마진이 많이 남는 중국산을 선택할 것이다. 국산을 사용한다 해도 이윤을 남길 수 있지만 막대한 이익을 위해서 중국산을 선호할 것이다. 그러면서 앓는 소리하는 것을 보면...

문제는 이러한 중국산의 제조, 유통과정에서 관리 방식이다. TV를 통해 중국에서 젓가락, 이쑤시개 만드는 과정을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제작과정에서 인체의 해가 되는 물질을 엄청 사용한다. 이렇게 제작된 젓가락, 이쑤시개는 중국 본토에도 사용되겠지만, 국내에서 사용되는 많은 수가 이렇게 중국에서 제작된 것들이다. 실제로 엄청 싸게 파는 이쑤시개를 구한 적이 있는데 코로 냄새를 맡아보면 요상한 화학약품 냄새가 엄청나게 났었다. 농,축,수산물의 유통에 있어서도 눈속임으로 땟깔을 좋게하기 위해 부적당한 처리를 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진정한 문제는 이러한 상황을 잘 알면서도 눈앞의 이익을 위해 양심을 저버리는 일부 수입업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또 그 중의 일부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한다. 사실 이러한 부분은 국산에 있어서도 자행되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중국산 제품의 특징으로는 “조잡하다, 마감처리가 잘 되어 있지 않다. 원자재의 품질이 낮다, 견고하지 않다, 효용성이 떨어진다, 싸다, 엄청나게 찍어낸다” 이 정도로 요약하려 한다.

한 예로, 제품 수준을 우수한 순으로 고급, 중급, 저급으로 나눈다고 하고, 가격은 제품 수준에 비례한다고 할때, 자기에게 필요한 수준이 중급이라면 고급 혹은 중급의 수준을 보이는 제품을 사용하면 되며, 이 경우 가격이 저렴한 중급 수준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나을 것 이다. 하지만 필요한 수준이 고급이라면 중급 수준의 제품으로는 곤란하면 가격 차이가 크다 할지라도 고급을 써야 할 필요가 있다.

중국 제품이 딱 중급인 경우가 많다. 중국산 공구를 사용해 본 사람들로부터 이런 말을 많이 들었다. 중국산이 가격은 싸서 다른 것 1개 살 돈으로 3개를 살 수 있어도 금방 탈이 나서 못 쓴다고. 공구 쪽이 좀더 이러한 격차가 심하기는 하지만 다른 분야도 비슷하다. 홈쇼핑에 소개되는 운동기구의 거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인데, 가격도 가격이지만 이들 제품의 수명에 대해서는 보장할 수 가 없다. 사용되는 고무 재질, 플라스틱 재질, 볼트, 너트의 강도, 금속의 재질, 전자부품의 조립 상태 무엇하나 신경 쓴 흔적이 없다.
하지만 이러한 중급 제품이 유통망을 거의 장악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이 우수하며, 구매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유통업자들이 이러한 물건 만을 취급하려 하니 당연한 결과이다.

요구하는 수준이 항상 중급이면 사실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고급 수준의 제품을 요구하는 경우가 생기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렇게 중급 제품이 판을 치는 통에 고급 제품을 잘 구할 수가 없는 경우가 있더라는 것이고,  애써 고급 수준의 물건을 구하려 하면 상당한 윗돈을 얹어주고 구해야만 하는 상황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중국화(제품을 수준을 낮추고 대량 생산함으로써 단가를 낮추어 이윤을 추구)가 국산 제품에서는 물론 심지어 일부 일본 제품에까지 퍼지고 있고, 그리고 적정한 선에서 양질의 제품을 구할 기회가 점점 적어지고 있다.

말이 길었지만, 앞으로 기회가 되면 중국산 제품(중국화 되어가는 제품)과 양질의 제품(중국화 되기 전의 제품)을 비교해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사실 국산에서도 이러한 중국화 현상이 현저하다. 이러한 중국화는 대기업들도 예외가 없으며, 오히려 중국화가 가격에 반영이 안되어 소비자로서는 같은 값에 못한 물건을 쓰는 웃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중국화가 가져다 주는 미래”는 이렇다.

1. 중급 제품의 저급화 (가격 인하 없음)
2. 저급화된 제품의 일반화
3. 중급 제품의 부재화
4. 고급 제품의 희귀화(?)
4. 고급 제품의 가격 비현실화 (초고가)

아무튼, 이러한 중국화를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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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당시 소련, 중공, 동독, 그리고 북한 이 4개국은 내가 아는 공산국가였었다. 머리에 지도 같은 점을 가진 고르바쵸브가 기억에 남는 그 소련은 무너지고 베를린장벽의 붕괴와 함께 통일 독일이 됨으로서 이제 공산국가라고 알고 있는 곳은 중국, 북한 뿐이다. (더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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