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세계로 빠져들다

현재 기업들은 연구, 개발보다 생산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돈이 될지 안될지 모르는 연구, 개발분야에 투자하기보다는, 소비(=돈)와 직결되는 생산 쪽에 투자하는 것은 이윤추구에 더 도움이 되기때문이다.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기 보다는, 이미 개발된 기술을 사들여 생산에 치중하는 것이 그들의 입장에서는 더 안전하고, 더 수익성이 좋은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대기업일수록 뚜렷하다. 그들은 연구, 개발에 투자를 할 수 있는 여유가 더 많으며, 그렇기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하지만, 현실은 일부 고부가가치 산업에만 집중 투자할 뿐 폭넓은 투자는 하고 있지 않다.
연구,개발에 투자하여 할 돈이, 마케팅에만 쓰여지고 있다. 그것이 TV광고이던, 스포츠 마케팅이건 기업이 거두어들인 수익의 상당량이 쓰이고 있는 반면, 연구,개발에는 소액만 쓰이는 것이다.
대기업이 하지 않는 분야의 연구,개발은 중소기업과 소위 말하는 '벤쳐'들 중 일부가 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말이 중소기업이지 대부분은 영세기업이여서 그나마 상황이 좋은 편인 몇 업체만이 하고 있고, 벤쳐는 이름 그대로 '모험'스런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기업의 연구, 개발에 투자하지 못(?)하는 상황인데, 나중에 이공계생들이 연구, 개발 인력이 되어 일해야 일터의 사정이야 말해서 무엇할까?

만일 정부가 취업현장에 관심을 돌려, 설령 돈이 학생들에게 부어지는 것 대신에 취업 현장에 장려금 형태로 많은 돈을 붓는다고 해도 그 효과는 미지수이다.
우선은 한시적으로 고용의 양이 오를지는 몰라도, 그 돈이 고용의 질 향상에 기여하리라고는 기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장려금이 다 지급된 이후에는, 질을 낮추지 않고서는 늘어난 고용의 양을 업체 쪽에서 감당할 능력이 없을 것이기에, 결국 질은 질대로 떨어지고, 늘어난 양 만큼의 실업이 다시 발생하게 되어, 양은 예전과 같으나, 질은 떨어지는 수도 생기는 것이다.

정부는 매년 일자리 몇 만개를 늘인다고 외치고는 있지만, 정작 그 일자리의 질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는 듯 하다. 하긴 그들에게는 숫자만이 중요할 것이다.

이공계 기피 문제도 근본적인 부분부터 다룰 엄두를 못내니, 국가장학금으로라도 돈을 써야지 체면이 설테니 말이다.